"50대 주부의 솔직 담백한 일상 이야기"

나의 작은 우주. "내면의 작은 떨림을 기록하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

나의 눈

달 밝은 밤 2025. 6.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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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마주 하는 창

 

시간은 참으로 신비롭다.

어린 시절, 안경 하나가 그리 멋스럽게 느껴져

괜스레 안경집을 기웃거리던 때가 있었다.

그 투명한  렌즈 너머로 세상이 더 또렷하고, 나 자신이 

더 똑똑해 보였던 착각 속에서

나는 기꺼이 '멋'이라는 안경을 썼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돋보기까지 더해져 '네 개의 눈'이 되어버린 지금,

안경은 더 이상 멋이 아닌 '생존'의 도구가 되었다.

뜨거운 국밥 한 그릇앞에서도 김 서린 안경 때문에 한숨 쉬고 ,

안경을 벗으면 세상이 온통 뿌연 그림이 되어버리는 이 현실이  가끔은 

서글프기도 하다.

 

내 눈은 참 고생이 많다.

수십 년을 한결같이 세상을 담아내느라 얼마나 피로했을까.

50대 중반에 접어들며, 눈도 자연스럽게 노화의 그림자를 마주하고 있다.

해마다 조금씩 흐려지는 시력 앞에서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눈에 좋다는 당근 주스를 갈아 마시고,

각종 영양제를 챙겨 먹으며 '네 개의 눈도 좋으니 더 나빠지지만 말아라'

주문을 외운다.

이 작은 노력들이 부디 나의 창을 더 오래도록 

선명하게 지켜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하지만 단순히 시력 숫자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나이가 들며 얻게 되는 것은 비단 노안만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작은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마음을 눈이 

더 밝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시력이 조금 흐려진 대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넓어지고

따뜻해지는 것.

어쩌면 이것이 나이 듦이 주는 진짜 선물이 아닐까.

 

내 눈은 여전히 세상을 본다.

흐릿해질지언정, 새벽녘 푸른 바다를 품은 부산의 바다 풍경을

책 속에서 만나는 새로운 지혜를,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미소를 담아낸다.

앞으로도 나는 이 네 개의 눈으로 세상을 읽고, 느끼고,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물리적인 시력은 조금씩 쇠퇴할지 몰라도, 삶을 향한 

나의 시선만큼은 더욱 선명하고 

깊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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