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패션 선두주자?!
"엇, 이거 언제 이렇게 감자가 뽕 하고 튀어나왔지?"
신발을 벗다가 발견한 구멍에 나도 모르게 빵 터졌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구멍 난 양말이라니,
마치 박물관 유물이라도 발견한 기분이었다고 해야 하나?
닳아서 버리는 것보다 '작아서 '혹은 '질려서' 버리는 게 미덕인
풍족한 시대에 말이다.
누가 그랬던가,
"아껴 쓰자"는 말은 이미 교과서에나 나오는 옛말이라고.
심지어 낡은 걸 꿰매 쓰면 '청승맞다'는 소리까지 듣는 세상이니.
하지만! 오늘은 내가 그 '청승맞음'의 아이콘이 되어보기로 했다.
바늘과 실을 집어 들고 양말 구멍과 단판씨름을 벌였다.
물론 나의 엉망진창 바느질 솜씨 덕에 꿰맨 자리는 흡사
거친 파도가 지나간 해변 같았고 , 발에 배기는 느낌은 마치
지압 양말을 신은 듯했다.
그런데 양말을 꿰매는 내내, 이 구멍 난 양말이
나에게 무언가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주인님 , 사실 제가 구멍이 난 건요... 당신 발을 좀 더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맨날 신발 속에 갇혀 답답해 보여서,
시원한 바람도 쐬고 햇살도 느끼게 해 주려던 저의
작고 소박한 계획이었답니다.
그리고 혹시 아세요?
이 구멍 덕분에 주인님은 오늘 환경을 생각하는 '트렌드세터'가
되셨다는 걸! 새 양말을 사지 않고 저를 고쳐 신었으니,
당신은 이미 지구를 구하는 작은 영웅이에요!"
어때? ㅎㅎ이쯤 되면 이 구멍 난 양말이 단순한 양말이 아니라,
나에게 의미심장한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닐까 싶다.
매일 편안함만 쫒다 보니 가끔은 이런 불편함이 주는 신선한 자극이
필요했던 걸까?
아니면 어쩌면, 나의 엉뚱한 상상력이
이 양말 구멍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다르게 보라고
속삭인 걸지도 모르겠다.
이 작은 구멍이 오늘 나에게 유쾌한 반전과
따뜻한 교훈을 주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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