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나누고, 숨 쉬는 행복
아침 일찍부터 집안 구석구석을 누볐다.
묵은 짐들,
상용하지 않는 물건들,
몇 년 지난 옷가지와 신발들,
주방요품까지 할 것 없이 쌓여 있던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집이란 자고로 내가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오래된 짐들에 파묻혀
숨조차
쉬기 어려운 기분이 들곤 했다.
집이 주인공인지,
아니면
짐짝들이 주인공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먹고 버릴 것은 버리고,
나누어줄 수 있는 것은
나누어주며 대청소를 시작했다.

예뻐서 보관했던 컵들,
선물 받았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텀블러,
아까워서 차마 버리지 못했던 옷가지들....
그 모든 것이 버리기 아깝고,
또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이 있어
놓기 싫었던 것들이다.
하지만 그렇게 끌어안고 살다 보니
이제는 짐들이 버거워졌다.
짐 속에 내가 파묻혀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물건의 짐뿐이랴, 마음의 짐 또한 마찬가지다.
버릴 건 버리고,
내려놓을 건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대청소를 하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가끔씩 이렇게 대청소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듯하다.
꽉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
비워내고 나니,
이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대청소를 끝내고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니,
비로소 마음에 여유가 찾아온다.
텅 비어버린 공간만큼 내 마음도 깨끗해진
기분이다.
이 가벼움과 상쾌함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는 삶의 여백을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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