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거워지는 계절이 있듯, 마음이 가라앉는 시기도 있나 보다.평소 같으면 파도처럼 일렁이는 생각들이, 요즘은 그저 잔잔한 수면 위에 덩어리 진 해초처럼 가라앉아만 있다. 모든 것에 대한 의욕이 증발해버린 무기력의 늪.그 늪은 나의 몸에도 고스란히 그림자를 드리운다. 가장 먼저 찾아온 건 변비.늘 시원하게 흘러가던 것들이 멈춰버린 듯, 나의 몸속 장기들도 함께 침묵하는 것 같다.배는 자꾸만 불룩해지고, 묵직한 통증은 끊임없이 존재감을 알린다.마치 온몸이 돌덩이가 된 것처럼, 움직임 하나하나가 버겹고 힘겹다. 변비는 단순히 배의 통증으로 끝나지 않았다.나에게 큰 즐거움이었던 '먹는 즐거움' 마저 앗아가 버렸다.향긋한 음식 냄새를 맡아도 알록달록한 음식들을 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이미 꽉 찬 듯한 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