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거워지는 계절이 있듯, 마음이 가라앉는 시기도 있나 보다.
평소 같으면 파도처럼 일렁이는 생각들이, 요즘은 그저 잔잔한 수면 위에 덩어리 진
해초처럼 가라앉아만 있다. 모든 것에 대한 의욕이 증발해버린 무기력의 늪.
그 늪은 나의 몸에도 고스란히 그림자를 드리운다.
가장 먼저 찾아온 건 변비.
늘 시원하게 흘러가던 것들이 멈춰버린 듯, 나의 몸속 장기들도 함께 침묵하는 것 같다.
배는 자꾸만 불룩해지고, 묵직한 통증은 끊임없이 존재감을 알린다.
마치 온몸이 돌덩이가 된 것처럼, 움직임 하나하나가 버겹고 힘겹다.
변비는 단순히 배의 통증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에게 큰 즐거움이었던 '먹는 즐거움' 마저 앗아가 버렸다.
향긋한 음식 냄새를 맡아도 알록달록한 음식들을 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이미 꽉 찬 듯한 배는 더 이상 아무것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먹지 못하니 기운은 더 없고, 기운이 없으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악순환 고리가 이어진다.
식탁에 앉아 물끄러미 음식을 바라보고 있으니 예전 같으면 이 모든 것을 감사히 여기며
맛있게 먹었을 텐데, 지금은 그저 귀찮고 버거운 존재일 뿐이다. 먹는 행위조차
큰 숙제처럼 느껴지는 요즘.
하지만 이내 생각한다.
언젠가 이 굳건한 덩어리들도 시원하게 풀려나가듯, 이 무기력함도 언젠가 걷힐 거라는 것을.
드넓은 바다가 모든 것을 품어주듯, 나의 몸과 마음도 다시금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변비로 막힌 몸처럼, 닫혀버린 마음도 조금씩 열리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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